오늘은 한국의 다양한 떡 가운데에서도 조금은 특별한 강원도 향토음식 ‘총떡’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떡이라고 하면 송편이나 인절미처럼 익숙한 이름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총떡은 그와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음식입니다.
총떡은 강원도 홍천 지역에서 장터 간식으로 사랑받아온 음식으로, 얇게 부친 전병 속에 김치, 무채, 숙주, 두부 같은 담백한 재료를 넣어 돌돌 말아낸 것이 특징입니다. 무엇보다 고기를 넣지 않아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이 글에서는 총떡의 탄생 배경과 지역적 의미, 조리법과 맛의 특징, 그리고 다른 떡과 비교했을 때 드러나는 문화적 가치까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총떡의 탄생과 지역적 의미
1.1 강원도 홍천에서 시작된 향토음식
강원도 홍천은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내륙 지역으로 계절에 따라 곡물 수급이 달라지고 시장(장터) 중심의 생활문화가 뚜렷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가벼운 재료로 빠르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식이 필요했고, 얇게 부친 전병에 나물을 넣어 돌돌 만 총떡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쌀이 귀할 때는 메밀가루로 반죽을 대신하고, 채소는 제철에 맞춰 김치·무채·숙주·두부 등을 활용해 담백한 맛을 살렸습니다. 한 끼로도 시장 나들이 중 간식으로도 손에 쥐고 먹기 좋은 간편함이 지역에 널리 퍼지게 만든 힘이었습니다.
장터 문화와 서민 간식
홍천 장날이면 다양한 먹거리가 모였고, 조리 시간이 짧고 가격이 부담 없는 음식이 인기가 컸습니다. 총떡은 철판(전판) 위에 반죽을 넓게 부친 뒤 속을 올려 말기만 하면 완성되어 회전율이 높았고, 따끈하고 가벼워 이동하며 먹기에도 적합했습니다. 고기 없이도 김치의 감칠맛과 나물의 향, 두부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부담 없고 든든한” 장터 간식으로 사랑받았습니다. 장날 문화 속에서 총떡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대화와 교환, 지역의 온기를 이어주는 매개였습니다.
지역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이유
총떡은 재료 접근성이 좋고 조리법이 단순해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계절과 상황에 따라 속재료를 바꾸기 쉬워 지역 식재료를 자연스럽게 담아내며, 관광객에게는 강원도스러운 소박함과 별미의 정서를 함께 전합니다. 무엇보다 ‘고기를 넣지 않는 담백함’이 폭넓은 입맛을 포용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편하게 다가갔고, 그 결과 홍천을 상징하는 향토음식으로 정착했습니다.



1.2 총떡의 이름과 유래
총떡이라는 이름은 지역에 따라 발음이나 표기가 조금씩 달리 전해지기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전병처럼 얇게 부쳐 속을 넣고 말아 낸 떡’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름의 기원에 대한 문헌 기록은 제한적이나, 빠르고 “총총” 말아낸 모양이나 장터에서 “휙휙” 만들어 파는 경쾌한 조리 과정과 연결해 설명되곤 합니다. 핵심은 이름이 불러내는 인상처럼, 가볍고 성가시지 않으며 일상에 스며든 떡이라는 점입니다.
‘총떡’이라는 명칭의 의미
이름이 지닌 힘은 이미지와 속도를 함께 담는 데 있습니다. 얇은 전병을 부쳐 속을 올리고, 한두 번 재빨리 말아내면 끝입니다. 이름은 그 신속함과 간편함을 상징처럼 붙잡아 주며, 장터 음식의 본질인 빨리, 따뜻하게, 가볍게,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합니다. 실제 조리의 속도감과 손에 쥐기 쉬운 형태가 ‘총떡’이라는 이름과 잘 맞물립니다.
다른 떡과 구분되는 특징
총떡은 찌거나 치대는 떡과 달리 ‘부쳐서 말아낸다’는 조리 방식이 정체성입니다. 반죽이 얇아 식감은 가벼우면서 속재료의 식감과 향이 중심을 이루고, 기름에 깊게 튀기지 않아 담백함이 유지됩니다. 무엇보다 고기를 넣지 않는 관습이 이어져 채소·두부의 균형으로 맛을 세우는 점이 차별적이며, 이것이 강원도 식문화의 소박하고 건강한 지향을 반영합니다.



2. 총떡의 조리법과 맛의 특징
2.1 담백한 전병 속에 담긴 나물
총떡의 핵심은 얇게 부친 전병 안에 담긴 속재료의 조화입니다. 전병은 쌀가루 또는 메밀가루를 묽게 풀어 약간의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뜨겁게 달군 전판(또는 넓은 팬)에 아주 얇게 펴 부쳐 만듭니다. 속재료는 볶거나 데쳐 기름기를 최소화하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방향으로 준비합니다. 김치는 수분을 적당히 짜고, 무채는 가볍게 절여 물기를 빼며, 숙주는 데친 뒤 숨을 죽여 고소한 참기름·소금으로 아주 약하게만 간을 합니다. 두부는 물기를 꽉 짜서 약불에서 부드럽게 수분을 날리고, 깨소금 한 꼬집으로 풍미를 더하면 전체 밸런스가 안정됩니다.
김치·무채·숙주·두부의 조화
- 식감 대비: 김치의 아삭함, 무채의 가벼운 씹힘, 숙주의 포근한 수분감, 두부의 크리미함이 얇은 전병과 만나 입안에서 층위를 만듭니다.
- 맛의 균형: 김치의 산미와 감칠맛이 중심을 잡고, 무채의 단정한 단맛이 뒤를 받치며, 숙주와 두부가 자극을 완화해 담백함을 유지합니다.
- 향의 설계: 과한 향신료를 쓰지 않고, 참기름 한두 방울과 깨소금 정도로 마무리해 곡물·나물의 향이 전면에 오도록 합니다.
- 수분 관리: 속재료는 “촉촉하되 질지 않게”가 포인트입니다.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전병이 눅눅해지지 않고 말았을 때 형태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고기를 넣지 않는 담백한 맛
총떡은 고기를 배제해 재료의 본 맛을 전면에 세우는 떡입니다. 기름진 풍미 대신 발효된 김치의 산미·감칠맛과 곡물 전병의 고소함이 조합을 이끕니다. 나물과 두부가 중심이라 먹고 난 뒤에도 속이 편하고, 양념을 세게 하지 않아도 재료의 질로 맛이 완성됩니다. 담백하지만 심심하지 않은 이유는 발효, 볶음, 데침이 만든 다층적 풍미 덕분입니다.



2.2 전병처럼 말아내는 독특한 형태
총떡은 “부쳐서 말아낸다”는 조리 방식이 맛과 모양을 동시에 결정합니다. 전병이 얇아야 속재료가 주역이 되고, 말았을 때 단면이 아름답게 드러납니다. 전판 위에서 재빠르게 부치고, 너무 뜨거울 때 말지 않도록 살짝 식힌 뒤 말아야 균열이 생기지 않습니다. 완성 형태는 길고 슬림하며, 한 손에 쥐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기도 합니다.
얇고 길게 부친 반죽
- 반죽 농도: 묽게가 정답입니다. 숟가락으로 떠서 팬에 떨어뜨렸을 때 자연스럽게 퍼질 정도가 적당합니다.
- 팬 관리: 팬은 충분히 예열하고, 기름은 최소화합니다. 키친타월로 얇게만 코팅하면 표면이 매끈해지고 과한 기름기가 배지 않습니다.
- 두께와 시간: 투명감이 살짝 돌 정도의 얇기까지 펴고, 가장자리 색이 옅게 변하면 뒤집지 않고 바로 속을 올려 말아도 됩니다. 너무 오래 익히면 부서지기 쉽습니다.
- 말기 요령: 속재료는 한쪽에 길게 놓고, 처음 말아 올리는 “첫 접기”를 단단히 해 중심을 잡은 뒤, 나머지는 힘을 빼고 굴리듯 마무리합니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터 음식
총떡은 회전율이 높은 조리 방식 덕분에 장터에서 빠르게 제공하기 좋습니다. 미리 준비한 나물을 바구니에 분류해 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전병만 부쳐 즉석에서 말면 끝입니다. 포장도 간편해 종이 랩이나 얇은 종이에 감싸면 손에 들고 걷기 좋고, 식어도 전병이 얇아 질감이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먹는 순간 김치의 산미가 먼저 올라오고, 숙주와 두부가 뒤에서 부드럽게 받치며, 마지막에 곡물의 고소함이 길게 남는 “가벼운데 만족스러운” 한 입이 이어집니다.



3. 총떡과 다른 떡의 비교 및 문화적 가치
3.1 일반 떡과의 차별성
총떡은 “전병에 속을 넣어 말아낸다”는 점에서 찌고, 치대고, 빚는 방식의 일반 떡과 출발선이 다릅니다. 얇고 가벼운 외피가 속재료의 향과 식감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기름 사용을 최소화해 담백함을 유지합니다. 반면 송편·인절미·절편 같은 떡은 쫀득한 찹쌀·멥쌀 반죽이 식감의 중심을 이루고, 속은 팥·깨·콩 등의 단맛·고소함으로 포인트를 줍니다. 이 차이는 한입의 무게감, 먹었을 때의 포만감, 입안에서 펼쳐지는 향의 층위에서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송편·인절미와의 재료 차이
- 곡물 기반: 총떡은 쌀가루 또는 메밀가루를 묽게 풀어 ‘얇게’ 부치는 것이 핵심입니다. 메밀 비율을 높이면 고소함과 거친 질감이 살아납니다.
- 속재료: 김치·무채·숙주·두부 등 ‘나물 중심’이라 발효와 채소의 향이 전면에 서며, 단맛보다 산미·감칠맛·담백함이 주도합니다.
- 일반 떡과 비교: 송편은 참깨·설탕·콩·팥 등 ‘속의 풍미’가 단맛과 고소함을 주도하고, 인절미는 콩고물로 고소함을 더해 ‘반죽의 쫀득함’이 주역입니다.
조리 방식의 뚜렷한 대비
- 총떡: 반죽을 부쳐 즉석에서 속을 올려 말아 완성합니다. 뒤집지 않거나 최소한의 뒤집기만으로 빠르고 경쾌한 조리가 가능합니다.
- 찐 떡 계열: 찜기·시루를 사용해 반죽을 익히고, 치대거나 빚어 모양을 만든 뒤 추가 공정을 거칩니다. 준비·조리 시간이 길며 질감이 무겁습니다.
- 결과적 차이: 총떡은 수분·기름 관리가 관건이며, 얇은 외피가 속재료의 식감과 향을 ‘투명하게’ 전달합니다. 찐 떡은 반죽 자체의 탄력과 점성이 주역이라 소화감과 무게가 다릅니다.



3.2 총떡이 지닌 문화적 의미
총떡은 강원도 홍천의 생활과 장터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음식입니다. 값비싼 재료 없이도 제철 나물로 다양성을 확보하고, 빠르게 만들어 따끈한 상태로 건네며 사람과 사람을 이어줍니다. ‘고기를 넣지 않음’이라는 선택은 검소함과 건강 지향의 생활철학을 반영하고, 발효와 채소가 만드는 다층적 풍미는 자연과 계절의 리듬을 품습니다. 그래서 총떡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지역의 정서와 일상의 숨결을 전하는 작은 그릇이라 할 만합니다.
서민들의 삶과 장터 풍경
- 속도와 온기: 철판 위에서 얇게 퍼지는 반죽, 김치 향이 올라오는 순간, 재빠르게 말려 나오는 따끈한 총떡이 모든 장면이 장날의 리듬을 만듭니다.
- 접근성과 연대: 부담 없는 가격, 쉽게 손에 쥐고 먹을 수 있는 형태가 사람들 사이의 대화와 교환을 촉진합니다. 한 입 건네며 정이 오갑니다.
- 일상의 기술: 과하지 않은 양념, 적당한 수분 조절, 얇기의 미학 같은 ‘생활의 노하우’가 그대로 맛이 됩니다. 기술은 크지만 모양은 소박합니다.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홍천 대표 음식
- 지역성의 체험: 메밀·쌀의 곡물 향과 나물의 담백함은 강원도의 산·들·계절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합니다. 접시에 담긴 작은 풍경입니다.
- 가벼운 만족: 포만감은 부담 없지만 만족감은 크고, 산책·시장 구경 중에도 먹기 좋아 여행 동선과 잘 맞습니다.
- 기억되는 맛: 강렬한 자극 대신 재료 본 맛의 균형으로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돌아와 집에서 재현하기 쉬워 ‘여행 이후의 지속성’도 갖습니다.



총떡은 요란하지 않지만 두고두고 생각나는 맛을 지닌 떡입니다. 얇게 부친 전병 속에 담긴 김치와 나물, 두부의 조화는 강원도 홍천의 검소함과 따뜻함을 고스란히 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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